Special Report 해운·조선업 2025년 3분기 동향 및 2026년도 전망(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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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5-12-10 20:23본문
해운·조선업 2025년 3분기 동향 및 2026년도 전망(下)
-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4. LNG선 시장
3분기 들어 다수의 LNG 신규생산 프로젝트로 LNG선 해운시황의 일부 개선을 기대했으나, 지속적인 신조선 대량 인도로 부진한 운임수준이 지속되었다.
2019년을 전후해 대규모로 이루어진 FID(최종투자결정) 프로젝트들이 '2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신규생산을 시작함에 따라, '24년말 이후 저조한 시황을 보이고 있는 LNG선 해운시장에서는 수요 증가에 의한 시황개선 기대감이 존재했다.
그러나 3분기에도 운임과 용선료가 저조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겨울 난방 수요를 위한 해운 성수기가 시작되었음에도 예년 동 시기에 나타났던 운임 급등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등 부진한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
수년전까지 9월의 스팟운임이 1일당 10~20만달러 수준까지 상승한 경우가 다반사였으나, 2024년부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신 선형인 174K급의 9월 스팟운임은 손익분기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만 달러 이하를 기록했고, 10월 초에는 21,500달러까지 하락해 매우 부진한 시황을 나타냈다.
일부 프로젝트의 생산 개시 지연, 생산지로부터 원거리인 아시아 대신 단거리인 유럽의 수입량 증가 등이 해운수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수요측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요인은 지난 7년간의 LNG선 신규투자 붐으로 인해 시장에 이미 많은 선박이 공급되었고, 여전히 다량의 신조선이 인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형 선형인 145KCuM급의 3분기 평균 스팟운임은 전년동기 대비 82.8% 낮은 1일당 5,769달러를 기록했으며, 160KCuM급의 경우도 3분기 평균 스팟운임이 전년동기 대비 63.4% 낮은 1일당 22,192달러 수준에 그쳐 심각한 부진을 나타냈다.
최신 선형인 174KCuM급의 3분기 평균 스팟운임 역시 전년동기 대비 53.9% 낮은 1일당 33,827달러로 집계되었다.
<그림1> LNG선 주요 선형의 월평균 스팟운임(좌) 및 1년정기용선료(우) 추이
출처. Clarkson
3분기 중 대형 선형의 1년 정기용선료는 하반기 세계 LNG 생산량 증가 영향으로 7월까지 상승한 후 8월부터 다시 하락하여 부진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2분기 평균 1일당 3,000달러로 사상 최저수준까지 하락했던 구형선형 145KCuM급의 1년 정기용선료는 3분기 평균 10,692달러로 256.4% 상승했으나, 저조한 수준이었다.
160KCuM급의 3분기 평균 용선료는 전분기 대비 10.7% 상승한 1일당 24,233달러를 기록했으나, 역시 매우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최신 선형으로서 가장 인기있는 선형인 174KCuM급의 3분기 평균 용선료도 전분기 대비 4.6% 상승에 그쳐 1일당 42,231달러로 손익분기점의 약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6년에도 LNG 신규생산 물량이 크게 증가해 해운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나, 많은 기존 선복량과 신조선 인도량으로 개선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26년에도 신규 상업생산을 개시하는 대형 LNG 수출 프로젝트들이 다수 존재하고, '25년 신규생산 프로젝트 중 '26년으로 지연된 물량까지 감안하면 전년대비 10% 내외의 교역 증가율이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의 통상압력으로 인하여 한국과 일본의 미국산 수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원거리 물량 증가로 인해 수요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고 중동이나 호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거나 러시아와의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수입을 증가시킨다면 LNG 해운시황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25년에 연초 선복량 대비 9.4%에 해당하는 신조선이 인도되었거나 연말까지 인도예정이며, '26년에도 연초 선복량의 12% 이상의 신조선 물량이 인도될 예정이므로 선복량 증가로 인해 해운시황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예정 신조 선복은 '27년까지 매년 14백만CuM 이상의 막대한 물량이고 '28년에도 9백만CuM의 적지 않은 물량이 계획되어 있어 '27년까지 매년 LNG 교역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선복량 증가율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시황개선 기대감은 낮은 상황이다.
5. LPG선 시장
상반기 하향세를 보였던 LPG선 운임은 3분기 들어 많은 신조선 인도에도 불구하고 미국-아시아 원거리 노선 운송수요 증가로 상승세로 반전되었다.
3분기 중 LPG선의 신조선 인도량은 100만CuM으로 1, 2분기 인도량을 합친 물량보다도 15% 많은 수준이나, 주요 LPG 수입국 중 인도의 수입증가율이 8%로 견고한 글로벌 수요를 견인하는 등 양호한 해운수요를 창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국가들의 감산 완화조치로 석유 생산량이 증가했으나, 주로 원유 수출이 증가하였으며 석유제품 수출 증가는 미미하여 LPG 생산증가가 주로 미국 지역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주요 수요 지역인 아시아에서 원거리인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해운수요 증가를 견인해 3분기 운임이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46,200mt(82.4KCuM)급 VLGC의 중동-일본 간 3분기 평균 스팟운임은 톤당 81.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7%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46,200mt(82.4KCuM)급 VLGC의 미국(Huston)-일본(Chiba) 간 3분기 평균 스팟운임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2.7% 높은 톤당 143.2달러로 집계되었다.
3분기 중 LPG선의 1년 정기용선료는 원거리 노선의 수요 증가에 따라 대형선이 상승한 반면, 중소형선은 소폭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35KCuM급 LPG선의 1년 정기용선료의 3분기 평균치는 1일당 24,405달러로 전분기 대비 1.2% 하락했으나, 반면, 84KCuM급 VLGC의 1년 정기용선료의 경우는 3분기 평균 1일당 44,637달러로 전분기 대비 11.7% 상승했다.
<그림2> LPG선의 주간 스팟운임(좌) 및 1년 정기용선료(우) 추이
출처. Clarkson
2026년 LPG선 해운시황은 많은 신조선 인도가 예정되어 있으나,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LPG 수요 증가가 지속되어 양호한 시황을 유지할 전망이다.
'26년에도 연초 추정 선복량 대비 약 11%에 해당하는 신조선 물량이 인도 예정으로 있어 시황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LPG 수요 증가율이 견고한 수준이고,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 연료 증산 정책으로 미국의 LPG 생산증가율이 높아 미국-아시아 원거리 노선의 운송 수요가 견고하게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LPG선의 신조선 인도에 의한 선복량 증가분에는 암모니아와 에탄 운반 겸용선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아시아 지역의 암모니아 수입과 중국의 에탄 수입도 증가추세를 유지하고 있어 신조선 공급증가에 의한 부담을 상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호한 운임과 용선료 인해 폐선량이 극히 적어 최소한 10%의 높은 선복량 증가율이 예상되므로 시황의 상승추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견고한 수요의 뒷받침으로 양호한 수준은 유지될 전망이다.
Ⅲ. 세계 신조선 시장 동향
2025년 3분기까지 신조선 시황은 해운시황 부진 등으로 세계 신조선 발주량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감소했으나, 심각하게 부진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경기둔화, 교역 위축 등이 발생하고 '21년 이후 대량 발주된 신조 선박의 본격적인 인도까지 겹쳐 해운시황이 악화되면서 신조선 수요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탈탄소화 규제에 대응할 연료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거액의 장기투자가 필요한 선박의 신조선 발주에 대해 선주들의 관망세도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전년도 신조선 시황이 사상 3번째의 발주량을 기록할 정도로 호조를 보여 금년 글로벌 발주량의 감소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으나, 3분기까지 발주량은 글로벌 인도량과 유사한 수준으로 심각한 부진으로 볼 수는 없다.
3분기 누적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동기 대비 46.9% 감소한 3,264만CGT를, 동기간 발주액은 43.1% 감소한 1,054.5억달러 기록(Clarkson)했다.
동 기간 세계 신조선 건조량(인도량)은 중국의 건조량이 약 4% 감소했으나, 한국의 건조량이 12% 이상 증가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한 3,202만CGT로 집계되었다.
<그림3> 세계 발주량과 건조량(좌) 및 선종별 발주량(우) 추이
출처. Clarkson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을 제외한 모든 선종의 발주량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4년간 집중적으로 발주된 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는 줄었으나, 그동안 신규투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6,000TEU 이하급 중형선의 발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3분기까지 전체 컨테이너선 발주는 전년동기 대비 7.7% 증가한 1,538만CGT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은 전체 신조선 발주량의 47.1%를 차지했다.
동 기간 중 12~17K급 대형선의 발주량은 67.6% 감소했으나, 1,000~6,000TEU급 중형선의 발주량이 선형별로 121~248% 증가해 컨테이너선 발주량 증가를 견인했다.
수익성 증가로 전년도에 많은 신규투자에 나섰던 탱커 선주들은 석유수요 부진의 불안감 등으로 다시 보수적 투자기조로 전환해 3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69.4% 감소한 445만CGT를 발주하면서 전체 발주량의 13.3%를 차지했고, 전년동기(23.7%) 대비 비중이 크게 축소되었다.
벌크선 역시 해운시황 부진으로 3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70.9% 감소한 350만CGT의 발주에 그쳤고, 전체 발주량 중 10.7%의 비중으로 전년동기(19.6%) 대비 축소되었다.
지난해까지 무려 7년간의 호황을 나타냈던 LNG선의 발주는 선복 과잉의 영향으로 운임과 용선료가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3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73.4% 감소한 194만CGT를 기록했으며, 비중은 5.9%로 전년동기(11.8%) 대비 크게 줄었다.
LPG선 역시 '25년 들어 신조선 발주 붐이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75.1% 감소한 77만CGT의 발주량을 기록해 전체의 2.4%를 차지하였으며, 전년 동기 5.0% 대비 축소되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하락하기 시작한 신조선가는 발주량이 감소하면서 금년 3분기까지도 완만한 하락추세를 지속했다.
세계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중국의 지속적인 대량 수주로 여전히 풍부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24년 4분기 이후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신조선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해 '25년 3분기까지도 완만한 수준의 하락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Clarkson 신조선가 지수는 9월까지 전년말 대비 1.9% 하락해 9월 평균 185.58을 기록했으며, 동 기간 벌크선 가격지수는 3.8% 하락하여 9월 평균 167.67로 집계되었다.
탱커 가격지수는 9월까지 4.9% 하락해 주요 선종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9월 평균 지수는 211.97을 기록했다.
가스선 가격지수도 동 기간 2.4% 하락해 9월 평균 199.53을, 컨테이너선 가격지수는 9월 평균 116.43으로 3분기까지 1.8% 하락해 가장 작은 하락 폭을 나타냈다.
<그림4> 신조선 가격(좌) 및 한중일 수주량/점유율(우) 추이
출처. Clarkson
3분기까지 신조선 수주점유율은 중국이 여전히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점유율은 개선되었으나 3년전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CGT 기준)
지난 4월에 최종안이 발표되고 10월에 시행된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대중국 해사산업 제재 영향으로 일부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발주처를 한국으로 전환하면서 한국의 점유율이 전년도 14.3%에서 3분기 누적 22.5%까지 개선되었다.
한국이 독식하던 LNG선의 발주량이 크게 감소했음에도 점유율이 개선된 점은 고무적이나, 미국의 제재조치의 영향이 근본적인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미국의 중국산 선박 및 중국 선사에 대한 제재 영향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쳐 제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점유율이 과거의 30%대에 아직까지 크게 미치지 못했다.
중국의 3분기 누적 수주량은 총 1,833만CGT로 56.1%의 점유율을 차지해 전년도 70.5% 대비로는 크게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건조량의 115%를 수주해 일감 확보에 여유있는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동 기간 중 일본은 216만CGT를 수주해 6.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Ⅳ. 한국 조선업 동향
한국의 3분기까지 신조선 수주는 점유율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력 선종인 LNG선의 발주 감소 등으로 약 17% 감소해 다소 부진한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대중국 제재로 전년동기 대비 많은 물량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으나, 세계 시장에서의 수요 급감으로 인해 수주가 감소한 LNG선 및 LPG선 등 가스선의 수주량 감소분을 메우지 못했다.
탱커 시장에서도 수에즈막스를 중심으로 유조선 수주가 크게 증가했으나, 제품선 수주가 급감하며 감소분을 메우지 못했다.
3분기 누적 한국 조선업 수주량은 전년동기 대비 16.7% 감소한 734만CGT를 기록했으며, 수주액은 20.6% 감소한 235.6억 달러였다.,
3분기까지 수주량은 동 기간 건조량의 약 78%에 불과하여 다소 부진한 양상을 나타냈다.
<그림5> 한국 신조선 수주실적(좌) 및 선종별 수주량(우) 추이
출처. Clarkson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의 수주가 증가했으나, 가스선과 제품선의 수주가 급감해 전체 수주량이 감소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25년 들어 발주량이 급감한 대형급 물량도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힘입어 대거 수주했을 뿐 아니라, 8,000TEU급 중대형선과 3,000TEU 이하급 Feeder선까지 각 조선소들이 분업해 수주량을 늘리며 3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226.0% 증가한 378만CGT를 수주했다.
3,000TEU 이하급 컨테이너선은 현대미포조선이 전량 수주했고, 8,000TEU급 중대형선은 현대 삼호와 HJ중공업이 나누어 수주했다.
탱커의 경우 수에즈막스를 중심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유조선 수주가 전년동기 대비 55.7% 증가했으나, 해운시황의 빠른 하락으로 수요가 급감한 제품선의 수주가 77.8% 감소해 전체 탱커 수주는 14.8% 감소한 178만CGT를 기록했다.
최근 수년간 주력 선종이었던 LNG선은 3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63.6% 감소한 147만CGT를 수주했으며, 동 기간 중 LPG선 역시 전년동기 대비 81.5% 감소한 29만CGT를 수주했다.
2025년 3분기까지 건조(인도)량은 월평균 100만CGT 이상을 유지해 높은 건조량 증가를 기록했다.
3분기까지 건조(인도)량은 전년동기 대비 12.4% 증가한 944만CGT 기록했으며, 수주 부진에도 불구하고 생산은 비교적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다만, 건조량의 증가에 반해 수주가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수주잔량을 감소시켜 경영안정성을 위협할 우려가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수주를 통한 실적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림6> 한국 신조선 건조(인도)실적(좌) 및 수주잔량(우) 추이
출처. Clarkson, 수주잔량은 각 연초 및 월초 기준
3분기까지 건조량에 비해 부족한 수주량으로 3분기말 수주잔량은 연초 대비 약 6% 감소했고, 10월 초 기준 3년 치 내외의 일감이 남아 있다.
‘25년 10월 초 기준 국내 조선업 수주잔량은 총 3,448만CGT로 연초 대비 6.1% 감소했다.
아직 수주잔량은 비교적 여유있는 수준이나, 점차 수주잔량이 감소하고 있는 점은 향후 수주전에서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수주선가를 하락시킬 수 있는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다각도의 수주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Ⅴ. 2026 조선업 전망 및 시사점
신조선 시장에서 노후선 교체 등 잠재적 수요는 여전하나, 2026년 해운시황 악화, IMO 넷제로 조치 유예 등에 대한 영향으로 발주가 감소하며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의 무역분쟁은 '26년에도 해운시황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중순 IMO의 MEPC 회의에서 중기조치 시행 관련 NZF(net zero framework)을 위한 규정 개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의가 1년 유예되면서 중기조치의 시행 역시 최소 1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해운시황 악화에 더해 탈탄소화 대응에 1년 이상의 시간을 벌게 된 선주들은 2026년에 노후선 교체를 서두르기보다 시장을 관망하고 전략을 다듬는 시간을 가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어 신조선 발주량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5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대비 45.9% 감소한 41백만CGT로 추정되는데, '26년에는 이 보다 14.6% 감소한 35백만CGT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NG 생산물량의 증가 영향으로 LNG선 발주량이 많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나, 컨테이너선 발주는 심각한 운임하락을 겪고 있는 원양노선의 대형선보다 중소형선 위주로 전개되며 대폭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
'25년 발주액은 전년 대비 42.6% 감소한 1,32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 '26년에는 동 금액 대비 15.2% 감소한 1,120억달러 내외로 발주량은 다소 부진한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역시 발주량 감소의 영향으로 다소 부진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의 '25년도 수주량은 연간 건조량으로 예상되는 12백만CGT에 못 미치는 950만 CGT(전년 대비 12.5% 감소) 내외의 다소 부진한 실적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26년에는 LNG 생산량의 확대로 지난 7년간의 호황 수준은 아니더라도 LNG선 발주가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신조선 수주점유율의 확대가 기대되나, 전반적인 발주량 감소로 수주량은 감소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6년 수주량은 전년 대비 약 5.3% 감소한 900만CGT 내외로 추정된다.
'25년 수주액은 전년 대비 약 17.0% 감소한 305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26년 수주액은 '25년 대비 6.6% 감소한 285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신조선가 하락이 '26년에도 진행되며 수주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26년 인도예정 물량은 '25년 대비 다소 적은 수준이나 LNG선 등 고가 물량의 비중이 높고 수년 전 선가 상승기에 수주한 물량이 대부분이므로 가격 등을 고려하면 '26년에도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약 3년 치의 일감이 확보되어 있어 '26년도 수주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조선사의 운영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나, 신조선가 하락이 지속되고 발주량이 부족한 상황이 수년간 지속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10월 중순 IMO MEPC 회의에서 Net zero framework 이행을 위한 규정 개정안 채택이 연기되어 규제 등의 일정이 미루어졌으나, 지속적인 탈탄소화 노력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14~17일 개최된 IMO MEPC 특별회기에서 IMO의 온실가스 감축 NZF의 이행을 위한 관련 규정 개정안 채택이 논의되었으나, 회원국 간의 의견 차이로 인해 1년간 회의가 유예되는 결정을 내리고 논의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IMO 중기조치 등 주요 규제 시행이 최소한 1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결정에는 해상탈탄소화 조치를 극렬히 반대해온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압력까지 작용해 2~3년의 지연까지 예상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탈탄소화 대응에 시간을 벌어주면서 아직 뚜렷하게 대응 방향을 잡지 못한 일부 해운사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나, 해운시황의 부진으로 실질적인 수요가 탄소규제 대응을 위한 교체수요뿐인 신조선 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이다.
해운사의 입장에서 시황이 점차 악화되는 가운데 탈탄소 대응 투자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된 것은 긍정적일 수 있으나, 지연된 시간은 단기에 그칠 것임을 고려하면 이 시간을 활용하여 장기적 대응책을 수립하는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선사들이 단기적으로 신조선 발주를 서두를 필요성이 감소하여 향후 2~3년간 신조선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선사는 일시적인 일감 감소에 대비해야 하며 인력과 설비 운영에 대한 비상계획 수립 등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금번 상황은 미국 정부와 일부 산유국, 탈탄소화 대응이 미흡한 일부 국가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나온 일시적 결정일 뿐, 근본적으로 해상탈탄소화의 흐름이 지연되거나 후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해운, 조선 등 해사산업의 대응 노력은 속도를 늦추어서는 안 되며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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